chapter 1 :시작
의성에 어떻게 오게 되었나요?
저는 대구에서 태어났지만 두 살 때 아버지께서 장남이셔서 조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의성 옥산으로 내려오면서 자연스럽게 의성에서 자라게 되었어요.
어릴 때부터 저에게 의성은 그냥 ‘사는 곳’이라기보다 자연스럽게 익숙해진 터전 같은 곳이었죠.
고등학교와 대학교만 잠깐 타 지역에서 다녔는데, 그때도 사람들은 다들 “유학 간다”라고 말할 정도예요.
통학이 어려운 지역이다 보니 대부분 기숙사 생활을 하기도 하고요.
그렇게 잠시 의성을 떠났다가 졸업 후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직장 생활을 했고, 이후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창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의성에 다시 뿌리내리게 되었어요.
지금 돌아보면, 의성으로 오게 된 건 선택이라기보다 제 삶이 자연스럽게 흘러온 결과 같아요.
chapter 2 :삶과 일
의성에서 무슨 일을 하고 계신가요?
저는 뭔가에 꽂히면 끝까지 파고드는 편이에요.
취미로 시작한 것도 결국 자격증을 따고, 장비를 마련하고, 아예 업으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몰입하는 성향이죠.
그래서 제게 공예는 늘 ‘지금의 나를 확장시키는 방식’처럼 느껴져요.
만영공방의 가장 큰 힘은 바로 이 다양성과 꾸준함이에요.
비누·캔들 같은 정적인 공예부터 글라스아트, 스테인드글라스, 아크릴작업, 그리고 램프워킹 유리공예까지
한 공간에서 이렇게 여러 장르가 가능한 곳이 흔치 않거든요.
특히 유리 작업은 직접 불 위에서 녹여 모양을 만드는 과정이라 매번 다른 결과물이 나와요.
그런 예측 불가하고, 도전정신을 일깨워 주는 일들이 저와 잘 맞아서 더 애정을 갖고 하고 있죠.
이런 폭넓은 공예 경험 덕분에 아이들 수업부터 어르신 프로그램,
지역 행사까지 맞춤형 제작과 수업을 폭넓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공방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의성에서의 삶은 어떠신가요?
의성에서 사는 건 참 묘해요.
손은 늘 바쁘게 움직이는데 마음은 여유롭고 안정적인 기분이거든요.
도시에 살 땐 사람들 속에서 계속 부딪히고 긴장해야 했는데, 여기는 밤하늘만 봐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순간들이 많아요.
저는 사실 낯선 사람들과 계속 부딪히는 걸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의성은 지나가다 마주치는 사람이 대부분 아는 얼굴이고,
가볍게 인사만 해도 충분해서 그런 점이 좋아요.
필요할 때는 조용히 숨을 돌릴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라서, 제 성향과도 잘 맞는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올해 초 산불 때예요.
옥산 집과 안계 집을 왔다 갔다 하며 물이 떨어질까 봐 안계에서 물을 사서 옥산에 옮기고, 직접 불을 끄러 다녔어요.
아파트에서도 불길이 보이고, 친정 쪽에서는 수도관이 다 타버려 다시 설계해야 했고 정신없이 뛰어다니던 시간이었죠.
지금 생각하면 정말 과했지만, 그만큼 가족과 집에 대한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의성의 재미 중 하나는 ‘동네마다 풍경이 완전히 다르다’는 거예요.
옥산은 정말 무인도처럼 조용하고, 안계는 시야가 확 트여 있고, 금성은 또 전혀 다른 분위기예요.
같은 의성인데도 매번 다른 동네에 여행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chapter 3
의성에서 어떤 꿈을 꾸고 계신가요?
하고 싶은 건 여전히 많아요.
중장비 면허도 따보고 싶고, 건축이나 기술 관련 공부도 해보고 싶고
제 성향상 한 번 관심이 생기면 끝장을 보는 스타일이라 꿈도 자연스럽게 늘어나요.
하지만 그 꿈들을 관통하는 가장 큰 목표는 단순해요.
바로 의성에서 계속 살아가는 것이에요.
여기는 제게 가장 편한 곳이고, 굳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야 하는 도시의 리듬과는 잘 맞지 않거든요.
조용하고 적당한 속도로, 제가 원하는 만큼의 일과 삶을 만들며 지내는 게 바람이에요.
앞으로는 공방 일을 꾸준히 해나가면서, 부모님 농사도 함께 도와드리고 싶어요.
연세가 드시면서 점점 힘들어하시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제가 조금씩 보탤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공방도 제가 만드는 만큼 일이 생기는 구조라서, 농사와 병행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어요.
결국 제가 꿈꾸는 미래는 거창하거나 화려하지 않아요.
의성에서 지금처럼 성실히, 조용히, 그러나 꾸준하게 잘 살아가는 것.
그게 제일 제 마음에 맞는 삶 같아요.
의성에서 추천할만한 곳을 추천해주세요.
의성에 놀러오겠다고 하면, 저는 늘 같은 질문부터 해요.
“무엇을 보고 싶은데?”의성 사람인 저에게는 너무 당연한 질문이지만, 사람들은 종종 당황하죠. 그런데 이게 진짜 중요해요.
의성은 생각보다 넓고, 동네마다 풍경과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거든요.
그래서 목적을 먼저 알아야 제대로 안내해 줄 수 있어요. 누가 “맛있는 거 먹고, 문화재도 좀 보고 싶다.”고 하면
저는 자연스럽게 금성이나 봉양 쪽을 떠올려요.
맛집 투어도 좋고, 문화재를 따라 걷다가 가볍게 기차를 타보는 재미도 있죠.
여행자가 느끼기에 ‘조금은 할 게 있는 동네’라서 의성의 정적이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올 거예요.
반대로, 정말 그냥 조용히 쉬고 싶어서 온 사람들도 있어요. 그럴 때는 주저하지 않고 옥산·춘산·단촌같은 곳을 이야기해요.
제가 자라온 옥산은 특히 그래요.
산에 둘러싸여 있고, 해가 지면 별이 무섭도록 또렷하게 보여요.
아무것도 없고, 그래서 모든 게 있는 동네죠.
시골집 마당에 앉아 있으면 바람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데 그 적막이 사람을 생각보다 빨리 쉬게 해줘요.
요즘 말로 하면 ‘촌캉스’라고들 하죠. 딱 그런 느낌이에요.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너무 깊은 시골은 조금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도시처럼 붐비는 곳은 싫다고 해요.
그럴 때는 서부권을 추천해요. 적당히 편하고, 적당히 시골이고, 적당히 조용해서 일정을 꾸리기에도 좋고 머무르기에도 좋아요.
맛집을 묻는 사람에겐 금성면 쪽의 논산칼국수, 봉양의 소고기집, 그리고 제 고향 옥산에 있는 토속정을 말하곤 해요. 오리불고기가 꽤 맛있거든요.
사실 의성 사람들은 원래 어디를 가도 “그냥 밥 먹고 가라”고 하는 편이라 저도 친구들 오면 거의 밥부터 챙겨요.
재밌는 건, 저도 의성에서 태어나 자랐는데 아직도 안 가본 곳이 많다는 거예요.
의성은 넓고, 동네마다 성격이 다르고, 조금만 이동해도 풍경이 훅 바뀌어요.
옥산에서는 누군가 지나가기만 해도 “저 사람 누구지?” 싶을 정도로 한적한데, 안계에 오면 앞에 산 대신 건물이 보이는 게 아직도 신기해요.
그래서 누가 의성에 오고 싶다고 하면, 저는 의성을 하나로 설명하지 않아요.
‘의성’이라는 이름 아래에 산의 느낌, 들판의 느낌, 도시와 시골의 경계 같은 것들이 다 들어 있거든요.
누군가에게는 맛있는 밥 한 끼가 의성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이 의성일 수도 있어요.
다양한 매력이 공존하는 이 곳에 많은 분들이 오셨으면 좋겠어요.
@manyoung_workshop
경북 의성군 봉양면 원지1길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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